posted by 요굴 2014. 5. 5. 16:39
 

청결한 소독약 냄새와 햇빛을 받아 먼지를 뽀얗게 피우는 책상에서 나는 종이 냄새, 그리고 커튼을 스치는 바람소리, 그리고 조용하게 책장을 넘기는 소리에 가끔씩 섞여 들리는 사각거리는 소리. 그를 닮은 서재는 자신이 유일하게 그와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였고 이 집에서 유일하게 그녀의 흔적을 느낄수 없는 장소였다. 그래서 그가 없을때에도 서재에 머물면서 망막에 새겨진 그의 모습을 되새기는 것이 좋았다. 그래서 지금 이 장소를 메우는 살과 살이 맞붙었다 떨어져 나는 쩍쩍 거리는 소리와 시큼한 밤꽃냄새, 그리고 거친 숨소리가 매우 낯설다고 생각했다. 눈을 내리면 엎드려진채 자신의 앞에 온전히 들어난 매끄러운 등이 보였다. 군살 없이 붙어있는 잔 근육들의 꿈틀거림에 맞춰 일그러지는 스마일문신 위에 맺힌 땀과 피처럼 붉게 남은 흔적들이 지금 일그러진 자신의 얼굴을 비추는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선배, 소리 좀 내봐요.”

 


자신의 목소리을 분명히 들었을 텐데도 자신의 밑에 있는 지체에서는 아무런 응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어금니를 꽉 깨물고 생각에 잠기느라 느릿해졌던 허리를 끝까지 뺏다가 강하게 박아 넣자 윽하고 억눌린 소리가 한번 세어 나왔지만 딱 그 뿐이었다.

 


“선배 그렇게 버텨봐야 선배만 괴로워요.”

 


시트를 얼마나 꽉 잡고 있었는지 새하애진 손을 잡아 나는 우리 둘이 이어져 있는 그의 은밀한 구멍으로 이끌었다. 이어진 부위가 손에 닿자 움찔하면서 물러나려는 그의 손을 꽉 쥐고 난 그의 손으로 이어진 부위를 억지로 만지게 한채 그가 손으로도 충분히 느낄수 있게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느껴져요? 우리가 이렇게 이어져 있는게 선배안에 내가 가득차있는게?”

 


여전히 꾹 다물어진 야속한 입을 바라보며 난 그의 손을 잡은채 아픔때문인지 좀전의 사정의 흔적만 남긴채 시들어 있는 그의 중심으로 손을 뻣어 그의 손과 함께 부드럽게 움직였다. 상체를 숙여 땀이 맺혀 미끌거리는 뜨거운 그의 등에 가슴을 맞닿자 온몸으로 체온이 느껴졌다. 안과 밖 그의 모든 피부에 이렇게 닿아있는데.....눈앞에 보이는 귓볼을 피어싱채 씹으면서 아까 자신이 실컷 괴롭혀 부풀어 있는 가슴에도 다시 손을 놀렸다. 손톱으로 살짝 긁자 움찔하고 몸이 크게 떨었지만 그래도 그는 아까의 단발마 이후로는 아무소리도 들려주지 않는다.

 


"선배 이제 그만 참고 소리 좀 내봐요. 신음이든 욕이든 네? 나한테 아무 말이나 좀 해봐요. 선배 지금 힘들잖아요? 여기는 이렇게 힘들다고 벌벌 떨고 있는데 언제까지 그렇게 고집만 부릴거예요. 소리좀 내봐요 내가 안 힘들게 기분 좋게 만들어줄게요."

 


부드러운 자극에 다시 딱딱하게 굳은 그의 중심을 꽉잡아 사정을 막고 애원도 섞어 말해봐도 그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독한 사람. 왠지 그답다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온다. 그래 그렇게 여태 옆에서 울려대는 자신의 마음도 듣고도 못 들은척 그는 무시했었다. 기습적으로 그의 한쪽 다리를 들어 몸을 옆으로 틀어버리자 갑작스런 비틀림과 그로 인해 깊숙이 들어간 자신 때문에 그가 아까보다 더 큰 신음소리를 낸다. 그 자세로 느릿하게 움직이며 피해갔던 포인트를 정확하게 찌르자 그가 억눌린 신음을 흘리며 처음으로 눈을 들어 자신을 노려본다. 그 눈빛과 신음에 그의 안에 있는 자신이 더 커진것을 느끼며 난 그에게 웃어주었다. 자신이 원하는 소리는 하나도 내뱉어 주지 않는 그 미운 입속으로 손가락을 들이밀자 얼마나 깨물고 있었던건지 피가 맺히다 못해 흘러내린 그의 입술은 파고들수 있었지만 꽉 다문 이는 열리지 않는다. 허리를 강하게 박아 넣자 그가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벌리는 틈을 놓치지 않고 손가락을 밀어넣어 따뜻한 구내를 휘저었다. 켁켁거리는 그를 무시한 채 손가락을 움직이자 그는 마지막 저항으로 손가락을 물었지만 결국 허리를 강하게 치받자 더 이상은 힘에 부치는지 맥없이 내 움직임에 맞춰 신음소리를 낸다. 아직도 미약한 저항이 섞인건지 아직도 억눌린듯한 신음이었지만 분명 그안에는 더는 숨길 수 없는 흥분도 담겨 있었다.

 


“선배 소리내니까 훨씬 편하죠? 지금 선배 목소리 엄청 음탄한거 알아요? 몸은 날 이리 원해서 꽉 조이면서"

 


더이상 다물리지 않는 입에서 손을 빼고 한손은 그의 허리를 꽉 껴안고 한손은 그의 중심을 강하게 쓰다듬었다. 그의 교성 섞인 신음이 자신의 거친 숨소리만 들리던 서재에서 그와 자신의 소리가 울려퍼지는게 기뻣다.

 


"선배, 아니 로우 로우 사랑해요 너무 사랑해요 나 당신 없이는 살 자신이 없어요. 그러니까 제발 날 밀어내지 마요....”

 


힘없이 자신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려 교성을 지르면서도 끝내 자신의 이름한번 불러주지 않고 아무런 대답도 돌리지 않는 그에 차오른 기쁨이 빠져나갈거 같았지만 이어져 전해지는 체온에 끈질기게 매달렸다. 하지만 지금 이 행위가 끝나면 지금의 체온과 떨어지면 난 어찌되는걸까하는 두려움이 자신을 덥치려는 것을 끝까지 뿌리치지는 못했다. 그 두려움 속에 잠기기 않기위해 그안에 더 깊숙이 자신을 밀어넣었지만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 되었던걸까하는 생각은 끝내 떨칠수 없었다.

‘펭귄 이제 우리집에는 그만 오도록. 더 이상 그렇게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 멤돌기만 하다 드디어 그의 곁을 차지한 자신을 그가 방금 쳐냈을때 부터인가? 아니 아니다 ‘펭귄 여기는 내 아내가 될 사람이다. 그리고 여기는 내 후배 펭귄.` 그가 내게 그녀를 아내라고 소개시켰을때부터? 아니 아니다 그래 그때부터였다. 나른한 오후에 따분한 표정으로 단상을 쳐다보던 자신의 앞에 무표정한 얼굴로 그가 나타났을 때부터. 그를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진 날부터 모든것은 잘못되었었다.

 

단문 기반 썰 : http://yogul.tistory.com/8